희미해지는 기계와 인간의 분할선
브루스 매즐리시의 불연속의 개념은, 진화의 역사 속에서 인간의 정체성 혹은 자존심에 금이 간 시기를 설명해준다. 불연속의 시각에서 봤을 때 인간은 지금까지 총 세 번의 상처를 받았다. 그 때마다 인간의 망상에는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첫 번째 불연속은 코페르니쿠스에 의해서 우주가 지구의 중심이 아닌, 광활한 우주의 귀퉁이에 위치한 작은 부분일 뿐이라고 밝혀진 사실에서 비롯되었다.
스스로를 만물의 영장이라고 여겼던 인간의 콧대 높은 자존심에, 다윈의 진화론은 다시 한번 충격을 가했다. 이에 나아가서 프로이트에 의해서 의식이 아닌 무의식이 진정한 육체의 주인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인간은 세 번째 불연속에 의해 상처를 입게 되었다. 하지만 인간의 자존심은 다시 한번 불연속을 마주하고 있다. 이와 같은 불연속의 역사는 현재 진행중이며 동물과 인간, 의식과 무의식의 관계와 같이 인간과 기계의 관계에서도 다시금 균열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이 ‘네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