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 보이지 않는 존재
1950년대 한국전쟁 직후 전란을 겪으며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청계천과 서울역 등지에 몰려들어 살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판자촌 시대가 열렸다. 1960년대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라 서울은 빠르게 과밀화되고 있었다. 일자리를 찾아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한 많은 사람들로 인해 서울은 금방 만원이 될 지경이었다. 도심의 교통체증과 주거난은 서울의 큰 골칫거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계속 서울로 꾸역꾸역 밀려드는 통에 서울의 산자락에는 다닥다닥 ‘하꼬방’이 들어서면서 달동네가 만들어졌다.
청계천 주변, 신당리 공동묘지 일대, 서울역과 영등포역 쪽방촌, 후암동 해방촌, 현저동 무허가 판자촌, 만리재, 미아리, 아리랑 고개 등은 지금까지도 유명한 서울의 빈민 거주지역이다. 물론 이곳들 중에는 이미 천지개벽해 과거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휘황하게 꾸며지거나, 중산층 가구들이 선호하는 브랜드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바뀐 곳도 많다.
193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