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피해갈 수 없는 질문이 있다. "자장면 짬뽕, 뭐 먹을래?" 여기에 음식에 대해 진심인 성향이 더해지면 초조함은 극에 달한다. 수 십 번을 반복해도 100% 만족스런 선택은 쉽지 않다. 내 이야기다.
끊이지 않는 고민에 '짬짜면'이라는 신박한 아이템이 탄생했다. 남과 북으로 쪼개진 것 같은 커다란 그릇에 자장면과 짬뽕이 깔끔하게 나뉘어져 있는 것. 하지만 이것은 반쪽짜리 해법이다.
음식에 진심인 나는 알 수 있다. 자장면의 달콤한 춘장과 짬뽕의 칼칼하고 얼큰한 해물은 완전히 다른 종류의 즐거움이다. 짧은 시간에 서로 다른 음식을 먹는 것 보다는 하나에 집중하는 것이 더 순도 높은 만족도를 준다. (응 니 생각이야)
경험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어정쩡한 2가지 보다 하나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만족감이 높았던 것. 나의 경우 2가지 메뉴 중 다른 대안이 없다면, 짬짜면보다는 자장면/짬뽕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육체적/정신적으로 더 큰 만족감을 주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