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뚝(필명), 올해 로스쿨을 졸업한 20대 남성, 취미는 사진. 학부 때부터 성범죄 피해자들을 돕고 있다.
범죄피해자에게 경찰에 신고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말만큼 순진하고 무심한 소리가 또 있을까. 이른바 ‘지인능욕’ 피해자들에게 하는 말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신고접수부터 처벌, 배상까지 어느 것하나 당연한 것이 없다. 로스쿨 재학 중 내가 도운 4명의 지인능욕 피해자들만 해도 하나같이 경찰로부터 ‘거부’당했다.
A는 자신을 “걸레”, “발정난 *”으로 부르는 트위터와 텀블러 게시글을 보고 경찰서를 찾았다. 신고했지만 “경찰서에서 도와줄 수 있는 것은 없으니 방송통신위원회에 문의해보라”는 말과 함께 반려당했다.
B도 5년간 음란성 DM과 합성사진에 시달리다가 세 번이나 신고했지만 모두 반려되었다. 마지막 반려 때에는 경찰관으로부터 “몸매가 좋으셔서 그렇다”는 성희롱 답변을 들었고, “대법원 판례가 변경되어 합성사진은 죄가 되지 않는다”는 황당한 말(이는 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