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지인능욕이요? 이건 못 잡지” 📨
오뚝(필명), 올해 로스쿨을 졸업한 20대 남성, 취미는 사진. 학부 때부터 성범죄 피해자들을 돕고 있다.
범죄피해자에게 경찰에 신고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말만큼 순진하고 무심한 소리가 또 있을까. 이른바 ‘지인능욕’ 피해자들에게 하는 말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신고접수부터 처벌, 배상까지 어느 것하나 당연한 것이 없다. 로스쿨 재학 중 내가 도운 4명의 지인능욕 피해자들만 해도 하나같이 경찰로부터 ‘거부’당했다.
A는 자신을 “걸레”, “발정난 *”으로 부르는 트위터와 텀블러 게시글을 보고 경찰서를 찾았다. 신고했지만 “경찰서에서 도와줄 수 있는 것은 없으니 방송통신위원회에 문의해보라”는 말과 함께 반려당했다.
B도 5년간 음란성 DM과 합성사진에 시달리다가 세 번이나 신고했지만 모두 반려되었다. 마지막 반려 때에는 경찰관으로부터 “몸매가 좋으셔서 그렇다”는 성희롱 답변을 들었고, “대법원 판례가 변경되어 합성사진은 죄가 되지 않는다”는 황당한 말(이는 당연히 사실이 아니다)까지 들었다.
규정상 경찰관은 범죄 피해신고를 받으면 접수하여야만 하며(범죄수사규칙 제47조 제1항), 범죄를 구성하지 않는 경우거나 공소시효가 지난 경우 등이 아니라면 반려할 수 없다. (범죄수사규칙 제50조). 하지만 실제로는 규정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신고가 반려되고 있다.
‘지인능욕’ 범죄의 경우 더욱 그렇다. 문제는 피해자들은 위와 같은 규정을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애초에 피해자 대부분은 경찰이 죄가 아니라 하면 의심할 생각조차 못 한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경찰관이 대법원 판례가 변경되었다는데 진짜 그런지 따져볼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규니베타 맞는 말씀이고 공감도 갑니다 :)
다만 저는 대부분의 사안은 수사기관이 의지만 가진다면 텔레그램의 협조 여부와는 무관하게 어느 정도 수사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류의 범죄는 대부분 흔적이 남게 되어 있는데 수사기관이 그러한 흔적을 의지를 갖고 찾아내고 있는지 분명 고찰해보아야 할 것 같아요.
많은 경우 비교적 형량이 낮은 통신매체이용음란죄나 잘해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정도로 의율되다보니 수사기관이 '사소한 범죄'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실제로 신고를 해봤자 신고반려 또는 범인 특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수사중지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고요. (대부분의 해결 사례들을 보면 피해자들이 직접 단서를 뭐라도 찾아낸 경우가 많다는 점 역시 이를 방증하는 것 같습니다)
텔레그램 등의 공조 여부나 수사인력 부족의 문제를 떠나서 일단 우리 사회가 이를 중대한 사안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루마 적극 공감합니다. 제가 도운 피해자들 대부분은 가해자들과 아무 관계 없는 사람이었죠. 개인적으로는 수사관들 뿐 아니라 경찰서 민원창구의 대응방식도 아쉬울 때가 많습니다. 사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건성건성 피해자들을 응대하는 경우가 빈번해서.. 민원창구에 접수하는 단계에서부터 피해자들은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텔레그램의 협조가 중요한것같은데 ᆢ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또한 많은 운이 따라줬던 케이스인데도 불구하고, 수사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벽에 부딪혔습니다. 지인 간의 원한이나 갈등 정도로 치부된다는 점도 너무 공감합니다.. 오히려 현실은 반대에 가까운데도요. 벌써 등장한 지 몇 년이나 되었고, 광범위하고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는 범죄 유형인데도 불구하고, 범죄의 속성에 대한 수사기관의 이해가 너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김병민 맞습니다. 당연히 보장되어야 할 부분들조차 보장되지 못하고 있으니.. 따뜻한 의견 감사합니다
글을 읽고 마음이 무겁네요. "운 좋게 법을 잘 아는 사람이 주변에 있고, 운 좋게 친절한 경찰을 만나"라는 말에 공감하면서도 얼마나 아프고 외로웠을까 싶었어요. 이제 정말 '더 이상 이래선 안 된다'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종종 딥페이크 기술의 성장을 뉴스에서 보게 되는데, 일상에서 아직도 지인능욕이 사소한 범죄로 여겨지는 걸 보면 걱정도 생깁니다. 정당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피해자들에게 더 많은 발언권이 주어져야 하겠죠. 이 글에 힘입어 피해자들이 평온한 밤을 당연하게 여길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합니다.
@김병민 맞습니다. 당연히 보장되어야 할 부분들조차 보장되지 못하고 있으니.. 따뜻한 의견 감사합니다
글을 읽고 마음이 무겁네요. "운 좋게 법을 잘 아는 사람이 주변에 있고, 운 좋게 친절한 경찰을 만나"라는 말에 공감하면서도 얼마나 아프고 외로웠을까 싶었어요. 이제 정말 '더 이상 이래선 안 된다'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종종 딥페이크 기술의 성장을 뉴스에서 보게 되는데, 일상에서 아직도 지인능욕이 사소한 범죄로 여겨지는 걸 보면 걱정도 생깁니다. 정당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피해자들에게 더 많은 발언권이 주어져야 하겠죠. 이 글에 힘입어 피해자들이 평온한 밤을 당연하게 여길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합니다.
텔레그램의 협조가 중요한것같은데 ᆢ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또한 많은 운이 따라줬던 케이스인데도 불구하고, 수사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벽에 부딪혔습니다. 지인 간의 원한이나 갈등 정도로 치부된다는 점도 너무 공감합니다.. 오히려 현실은 반대에 가까운데도요. 벌써 등장한 지 몇 년이나 되었고, 광범위하고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는 범죄 유형인데도 불구하고, 범죄의 속성에 대한 수사기관의 이해가 너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규니베타 맞는 말씀이고 공감도 갑니다 :)
다만 저는 대부분의 사안은 수사기관이 의지만 가진다면 텔레그램의 협조 여부와는 무관하게 어느 정도 수사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류의 범죄는 대부분 흔적이 남게 되어 있는데 수사기관이 그러한 흔적을 의지를 갖고 찾아내고 있는지 분명 고찰해보아야 할 것 같아요.
많은 경우 비교적 형량이 낮은 통신매체이용음란죄나 잘해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정도로 의율되다보니 수사기관이 '사소한 범죄'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실제로 신고를 해봤자 신고반려 또는 범인 특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수사중지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고요. (대부분의 해결 사례들을 보면 피해자들이 직접 단서를 뭐라도 찾아낸 경우가 많다는 점 역시 이를 방증하는 것 같습니다)
텔레그램 등의 공조 여부나 수사인력 부족의 문제를 떠나서 일단 우리 사회가 이를 중대한 사안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루마 적극 공감합니다. 제가 도운 피해자들 대부분은 가해자들과 아무 관계 없는 사람이었죠. 개인적으로는 수사관들 뿐 아니라 경찰서 민원창구의 대응방식도 아쉬울 때가 많습니다. 사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건성건성 피해자들을 응대하는 경우가 빈번해서.. 민원창구에 접수하는 단계에서부터 피해자들은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