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경계의 시간, 우리 사회의 ‘청년 노동자’
2022년 11월 17일, 올해도 어김없이 수능이 끝났다. 이 시기가 되면 거리는 응원과 격려, 축하와 축복의 말들로 가득 찬다. 그냥 길을 걷다가도 수험생들을 향한 메시지가 적힌 현수막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언론과 방송 등의 대중매체에서도 수능에 대한 보도가 연일 이어진다. 시험 자체에만 집중되던 문구와 달리, 최근에는 시험의 결과뿐만 아니라 삶의 전반을 축복하고 응원하는 메시지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광경이 마냥 따스하지 않은 건, 그 수많은 축복이 닿지 않는 삶을 떠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직업계고등학교에 진학했거나 아예 학교를 다니지 않았던 학교 밖 청소년부터, 대학에 진학하지 않거나 남들보다 빠르게 노동 시장으로 진입하게 될 이들이 그렇다. 시스템의 바깥에서, 때로는 너무 쉽게 제외되거나 지워지는 존재들. 우리 사회는 그들 중 일부를 뭉그러뜨려 ‘청년 노동자’라고 부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