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는 결단이 아닌 합의의 영역이다. 그리고 더이상 구시대 기득권과 싸우는 개혁군주는 없다. 지난 3월 6일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강제징용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한 해법(?)과 연이어 일본에서 치루어진 한일정상회담을 놓고 많은 이들이 대통령의 ‘결단’을 말한다. 윤석열 정부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어려운 한일간의 문제를 미래지향적으로 풀고자 하는 결단’을 말하고 비판적으로 보는 이들은 ‘당사자들과의 합의와 존중이 없는 섣부른 독단’이라고 말한다. 과연 일본과의 화해는 대통령의 결단일까? 이제 한일간의 문제는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첫 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까?
관련한 논쟁이 뜨겁지만 문제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도 있다. 과연 한일간의 화해, 복잡한 동아시아의 외교안보적 변화에 따른 대응은 “대통령의 결단”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일까? 필자는 오히려 대통령의 “결단”이라는 환상이 이 문제를 제대로 풀어가지 못하도록 막는 주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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