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그리워하며
너를 그리워 하며 나는 꽃이 되리
너를 사랑하며 나는 바람이 되리
꽃이 피면 너는 나를 부르고
바람이 불면 나를 생각하리
너를 바라보며 나는 빗물이 되어
네 곁에 흐르리
메마른 마음을 씻어 주고
더운 아픔을 식혀주리
네가 그리워 나는 오늘도
연분홍 작은 꽃이 되리
여린 꽃잎 꽃잎이 시들어 마르기까지
너의 기쁨이 되리
거친 십자가의 피처럼
너의 곁에 늘 머물리
나는 너에게 가는 그리움에 감전되었다. 돌아가신 고정희 시인의 한 구절이다. 마치 그런 마음처럼, 내가 좋아하고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에 대해 그리운 마음을 담아 써본 시이다. 반드시 사람일 필요도 없겠다. 내가 어릴 적 자랐던 수원의 작은 마을, 마당 있던 집이 그렇게 그립기도 하다. 이젠 기억 속에서 조금씩 빛을 바래가지만, 그 작은 마당조차도 큰 놀이터처럼 뛰어놀았던 지나간 시간들, 지나간 가족들의 삶이 그립다. 그 때는 엘리자베스 테일러처럼 예쁘셨으나 이젠 치매가 있으신 얼굴이 야위고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