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할 수 없는 속물성, 대안없는 결말 - 최명익, 「비 오는 길」
1930년대를 살아간다는 것이 어떠한 것이었을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이때까지 몇몇 수업과 소설로서 배워오기론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심화되고, 일제의 탄압이 더 심해졌으며, 지식인들과 독립투사들이 설 자리가 더 좁아져 많은 지식인들이 변절하거나 무기력에 빠져 좌절하고 있는 암담한 시기였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을 뿐이다. 최명익 역시 당대의 시대상을 「비 오는 길」과 「장심이사」외 여러 소설들로 담아내었다.
특히, 「비 오는 길」에는 속물적인 인간들로 묘사되는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자본주의적 논리가 이미 당대인들에게 내면화된 사회가 형성되었고, 그것이 인물 군상들의 속물성으로 반영되고 있음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와 동시에 작중 주인공들의 무기력하고 소극적인 태도를 통해 일반 대중들 뿐만아니라 당대 지식인들도 ‘대안없음’의 상황을 살고 있었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