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할 수 없는 속물성, 대안없는 결말 - 최명익, 「비 오는 길」

나영 · 강 스테파니 나영
2023/10/25
최명익, 「비 오는 길」

긍정할 수 없는 속물성, 대안없는 결말 - 최명익,  「비 오는 길」
   
1930년대를 살아간다는 것이 어떠한 것이었을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이때까지 몇몇 수업과 소설로서 배워오기론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심화되고, 일제의 탄압이 더 심해졌으며, 지식인들과 독립투사들이 설 자리가 더 좁아져 많은 지식인들이 변절하거나 무기력에 빠져 좌절하고 있는 암담한 시기였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을 뿐이다. 최명익 역시 당대의 시대상을 「비 오는 길」과 「장심이사」외 여러 소설들로 담아내었다.

특히, 「비 오는 길」에는 속물적인 인간들로 묘사되는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자본주의적 논리가 이미 당대인들에게 내면화된 사회가 형성되었고, 그것이 인물 군상들의 속물성으로 반영되고 있음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와 동시에 작중 주인공들의 무기력하고 소극적인 태도를 통해 일반 대중들 뿐만아니라 당대 지식인들도 ‘대안없음’의 상황을 살고 있었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비 오는 길」에서 ‘병일’과 ‘칠성’의 대립이 ‘칠성’의 죽음으로 끝나고, 이것이 ‘병일’의 독서 강행군으로 마무리된 것은 매우 문제적이다. 병일이 추구하는 자본의 축적을 통한 행복 추구는 지금의 현대사회에서도 통용되는 삶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삶을 추구하는 칠성을 장티푸스로 죽게 하고, 병일이에게 ‘독서 강행군’이란 과제를 남기며 글을 마친다. 

한 논문은 이러한 대립의 해소를 ‘자본주의적 욕망의 중개자가 죽음으로서 자본주의적 욕망으로부터 벗어나고 소설적 진실을 추구하게 된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소시민적 이웃을 오로지 자본주...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한국의 문학과 문화를 공부하러 왔습니다.
52
팔로워 172
팔로잉 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