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갱이 구분할 수 있겠나.”– 어느 정보요원의 긴 생애 짧은 이야기 2.주) 이 포스팅은 2022년 세상을 떠나신 큰아버지가 단 하루 동안, 평생 처음으로 입밖에 냈던 본인의 일생 이야기를 사촌동생이 다급하게 메모한 A4 넉 장 분량의 이야기를 정리한 것입니다. 역사적 사실과 본인의 회고에 어느 정도의 상상과 설명을 추가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흥남 철수는 비참했다. 2차대전 당시 덩케르크 철수 같은 상황이었다. 사기충천 북으로 향하던 국군과 UN군운 넋나간 모습으로 후퇴해 왔고, 중공군과 북한군은 아군의 퇴로마저 막아 버렸다. 남쪽 원산에 있던 미군들마저 되레 북쪽 흥남부두로 집결하는 판이었다. 오로지 탈출구는 바다였다. 덩케르크와 다른 점이 있다면 덩케르크에는 철수시켜야 할 군인들만 있었지만, 흥남에는 수십만의 피난민들이 울부짖고 있었다는 것이었겠다. .세상이 바뀌었을 때, 즉 조선인민공화국에서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