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어느 원로 소설가가
"반민특위를 부활시켜 150만 친일파를 전부 단죄하지 않으면 이 나라의 미래는 없다"
고,
무지막지한 폭탄 발언을 한 적 있다.
2차대전 당시 말레이시아의 일본군 점령이 배경인 <해 질 무렵 안개 정원>을 읽던
날, 그 소설가의 말이 생각났다.
아, 그렇지, 일본이 태평양 전쟁으로 한국만 못살게 군 게 아니라 동남아에서도 그랬지,
하면서 소설을 읽기 시작했는데
최근 읽은 소설 중에 가장 아름답고 유려한 문체에 푹 빠지는 시간이어서 쬐끔쬐끔씩 아껴가며 읽었다.
아름다운 문장을 읽는 쾌감으로 행복해지는 시간을 최대한 늘리고 싶단 생각을 하며 읽었다.
어렸을 때, 젊었을 때는 행복이 일종의 고난(노오력과 인내)을 대가로 지불하고 얻는 보상인 줄 알았다.
언제부턴가 그게 아니고 행복은 순간의 감각적인 쾌락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 날 아침 이후 36년이 흐른 지금, 다시 아리토모의 목소리가 들린다. 울림이 깊은 허허로운 목소리. 잠가놓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