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년 8월, 인천 송도에 간다.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때문이다. 현재 해외 뮤지션이 출연하는 수도권 대형 락 페스티벌은 펜타포트가 유일하다. 그러니 나 같은 사람에게 있어 펜타포트는 라인업이 어떻든 ‘당연히 가는 것’이었다. 특히 2013년부터 페스티벌이 송도달빛축제공원에 정착하면서, 펜타포트는 고정된 장소와 풍경으로 기억되기 시작했다.
올해 펜타포트의 첫날(금요일) 헤드라이너는 일본 출신의 팝펑크 밴드 엘르가든이 맡았다. 2008년 펜타포트에 출연한 후 오랫동안 활동을 중단했던 이들은 15년만에 펜타포트에 돌아왔다. 15년만에 한국에 왔지만, 밴드의 연주력과 보컬은 퇴색되지 않은 채 빛났다. 밴드 공연의 정석이었다. 쉰을 훌쩍 넘긴 나이를 믿을 수 없었다.
"옛날 생각나네요. CM송 기억나요?"
앵콜곡을 부르기 전, 엘르가든의 호소미 타케시가 팬들에게 꽤 유창한 한국어로 말을 걸었다. 그리고 추억의 노래 'Marry Me'가 연주되었다. 8,90년대생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