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과 통합 첫 수능이라네요?"
아무 생각없는 점심시간이었다. 회사 동료의 그 말을 듣고 금세 화가 치민다. 아니, 문과냐 이과냐 결단 내게 만들어 놓고. 얼마나 많은 땀을 과탐에 쏟았는데. 그 고생을 생각하면 말이다.
나는 이과생이었다. 과학을 많이 좋아했다. 그래서 의사가 되려고 했다. 대한민국에서는 과학을 좋아하면 의사가 되어야 하는 줄 알았다. 결국 못됐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많은 고민과 생각을 안고 사는 사람이 의사가 되었으면 안됐다. 치료보다 공감부터 하려고 드는 사람이었을 거고, 그런 나의 치료력은 한국 의료 발전에 그닥 큰 도움은 안됐을 것이다.
그러니까, 굳이 고르자면, 과학을 좋아하는 문과생이었어야 했다. 이과냐 문과냐 하는 것은 나랑 안맞았다. 나랑만 맞지 않았을까? 이분법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더구나 앞길을 결정해야 하는 10대들에게 그 선택의 순간은 암흑이다. 나도 나를 모르는데 어찌 내 밥통을 정하랴.
의과학을 전공한 나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