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더타운>(2007, 감독 그레고리 나바)은 한국 영화 <1987>(2017, 감독 장준환)보다 10년 먼저 개봉됐다. <1987>이 1987년 민주화운동 30주년을 기념해 만든 시대극이듯, <보더타운> 또한 멕시코 시우다드후아레스의 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삼은 일종의 시대극이다. 그러나 나중에 살펴보겠지만 두 시대극의 성격은 판이하다.
영화 <보더타운>의 모티프이자 소재인 멕시코 시우다드후아레스의 연쇄살인 사건은 피해자가 방대한 규모로 존재하고(영화 속에선 실종자를 포함한 전체 피해자 규모를 5000명으로 추정하는 언급이 나온다. 공식 집계로도 피살자는 수 백 명에 달한다) 주로 젊은 여성 공장 노동자를 노린 범죄라는 특징을 보인다. 전후 현대사에서 가장 엽기적이고 괴이한 사건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사실상 범인은 오리무중이다. 피해자가 멕시코 국적의 여성이고 범죄가 멕시코 국경 안에서 일어나지만 이 사건이 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