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이 영화가 끝내 전복하지 못한 한 가지 [안치용의 영화리뷰] 슬픔의 삼각형((Triangle of Sadness)

관객은 보통 리얼리즘에서는 웃으려고 하지 않는다. 드물게 웃음과 리얼리즘이 공존하는 장르가 말하자면 블랙 코미디이다. ‘블랙 코미디’에서 ‘블랙’ 요소가 매우 강력하다면 아무리 ‘코미디’ 요소를 버무려 넣어도 웃음이 마뜩잖게 된다. 관객에 따라 ‘블랙’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아니면 ‘블랙’과 대조 때문에 ‘코미디’를 더 즐기기도 한다. 반대로 ‘블랙’의 자장(磁場)에서 잘 벗어나지 못하는 관객은 ‘코미디’ 영향권에 잘 빨려 들어가지 않는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서 지배와 종속, 폭력과 순응은 보통 위선과 포장으로 은폐되고 더러 다른 것으로 전치되기도 하지만, '슬픔의 삼각형'에선 누군가의 얼굴에 뚜렷한 ‘슬픔의 삼각형’처럼 노골적으로 날것이다. 얼굴을 돌리지 않는 한 안 볼 수 없다. 보톡스가 유력한 해법이 된다. 보톡스가 슬픔을 지운다. 부자 승객의 요구에 따라 존재하지 않는 돛에 존재하는 때마저 닦아야 하는데 미간 사이 슬픔을 지우는 게 대수인가. 종국의 웃음은, 비현실적으로 현실적인 영화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통찰할 수 있는 이에게 가능해진다. by 안치용 영화평론가 #슬픔의삼각형#TriangleOfSadness#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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