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메시아 콤플렉스에 빠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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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3
요즘 '인류 구원'이 대세로 떠올랐다.
출처: Joe Marino/UPI/연합뉴스
팰컨 9 로켓은 스페이스X가 개발한 우주 발사체다. 재사용이 가능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2010년 6월 4일 처음 발사된 뒤 지금도 며칠에 한 번씩 위성을 우주 궤도로 나르고 있다. 발사가 워낙 빈번해져 이제는 별로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지난 12월 1일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VBG)에 모인 군중들의 반응은 달랐다. 설렘과 흥분이 그들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팰컨 9은 엄청난 빛을 발하며 하늘로 치솟은 뒤, 재사용 할 수 있는 1단계 추진체를 분리해 그것을 메리 포핀스처럼 우아하게 로켓 발사장으로 떨어뜨렸다(메리 포핀스는 영국의 아동문학가 패멀라 린던 트래버스의 판타지 소설 <메리 포핀스>의 주인공으로, 아이들을 환상의 세계로 데려다주는 유모다—역자 주). 그 모습을 바라보며, 많은 이들이 숨 막히는 경외심을 느꼈다. 이어진 소닉 붐(sonic boom, 초음속 비행으로 발생하는 굉음)도 탄성을 자아냈다. 그 자리에 있던 한 관람객은 “로켓 발사 광경은 절대 질리지 않아요. 마치 호주의 록밴드 AC/DC 콘서트장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라고 중얼거렸다. 그리고 드디어 해냈다는 깨달음이 밀려왔다. 이번에 발사한 우주선에는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화물이 실려 있었다. 바로 한국 최초의 정찰 위성이다. 북한이 자체 개발한 최초의 정찰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나선 지 며칠 만에 이번 발사가 진행됐다. 북한을 의식하는 한국으로서는 발사 성공이 너무나 중요했을 뿐 아니라 과학으로도 의미가 컸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더블린(UCD) 재학생들이 제작한 아일랜드 최초의 위성도 이날 함께 발사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아일랜드도 우주 시대로 진입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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