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태니커가 다시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상현
김상현 · 평범한 글쟁이
2022/06/15
며칠 전에 있던 일입니다. 지인과 대화를 나누다가 조선총독부 청사에 일본 덴노를 위한 옥좌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만일 조선에 덴노가 오게 된다면 쓰일 옥좌였죠. 그러나 일제강점기 당시에도 지금도 일본 덴노가 한국에 공식 방문을 한 적은 없으니 이 옥좌는 쓰일 일이 없게 되었고, 1995년 조선총독부 청사가 철거되면서 옥좌가 있던 자리마저 사라졌습니다.
조선총독부 대회의실에 설치된 옥좌 [조원교, 조선총독부 건물 문양의 보완 연구, 2020.04.06, 국립중앙박물관, p112]
'이런 것도 있구나'하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문제는 대화가 이어지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조선총독이 덴노 대신에 앉아서 총독부 시무식 등에서 사용했다.'라는 내용이 나왔기 때문이죠. 사실이라면 굉장히 흥미로운 일입니다. 더욱이 큰 사건이죠. 왜냐면 당시 일본에서 덴노는 신이나 마찬가지였는데 총독이 그가 앉을 자리에 대신 앉았다는 것은 엄청난 스캔들이었겠죠.

아니면, 다르게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조선총독은 일본 내에서 총리급의 권력자입니다. 그가 덴노를 대리해서 조선총독부 행사 등에서 필요하면 옥좌에 앉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의외로 큰 스캔들로 여겨지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을 찾아보다

하지만 저는 전자의 가능성을 좀 더 현실적이라고 여겼습니다. 패전 후 덴노는 '인간선언'을 발표했죠. 자신이 신이 아니라고 선언해야 할 정도로 덴노 숭배 문화는 극에 달했습니다. 그러니 일개 정치인인 총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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