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익쿠! 이렇게 길고 정성스런 답댓글 써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 강원FC 경기는 작년부터 챙겨보기 시작했습니다.

'축구와 한국사회 1부 끝' 글에도 강원FC에 관해 올렸었는데요.. 1년만에 정말 괄목상대라고 할만한 경기력으로 탈바꿈했습니다. 강등권팀에서 우승 후보팀으로 변했으니까요.

이 놀라운 변모의 비결은 윤정환 감독님의 지도력이 1등 공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감독님의 현역 시절 경기들을 조금 봤습니다. 정말 예리한 패스들을 경기장 곳곳에 찔러주는 플레이메이커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감독님이 얼마나 뛰어난 천재이셨는지는 강원의 올해 경기들을 지켜보면서 간접적으로 느낍니다. 선진국 축구가 강원에 도입되었다는 느낌입니다. 강원 선수들 인터뷰에서는 '감독님이 지도해주시는 축구가 새롭고 어렵지만, 정말 재미있다. 축구를 보는 새로운 눈이 뜨이는 기분이다'라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근데 사실 강원 구단이 완벽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저는 구단 내부 관계자도 아니고, 열성 팬분들과 대화를 나눠본 것도 아니지만, 무언가 제가 보기에 짐작이 가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확증이 없어서 말을 못하겠지만요.

강원이 선수층이 두텁지는 않습니다. 다만 윤정환 감독님께서 적재적소에 잠재력있는 선수들을 많이 데려왔고, 유망주 선수들의 간절함으로 잠재력이 꽃피웠습니다. 또한 강원구단에 올해 대운이 따라서 선수들 전원이 엄청난 기세를 타고 투혼을 발휘하고 있을 뿐입니다.

노란스머프님께서 K리그와 유럽축구가 차이가 없다는 말씀을 해주시니 뭔가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는 느낌이 듭니다. K리그 선수들에게도 희망이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유럽축구의 전술을 K리그도 적용할 수 있다는 말씀에 희망이 느껴집니다. 또한 유럽구단들도 느끼는 감정은 똑같구나 하는 말씀에 유럽이 마냥 멀기만 한 곳이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삘받아서 글을 이렇게 길게 써주셨다니 제게는 행운이고 더욱 감사할 뿐입니다. 덕분에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

@사과나무씨앗 솔직히 말씀드리면 K-리그는 챙겨보지 못하는 편이에요. 
보고싶기는 하지만 여건상 그게 잘 안 되네요. 

강원FC가 요즘에 제일 잘나가는 팀이죠?
양민혁 선수 덕에 관심을 가지기도 했는데요.
윤정환 감독도 선수시절 저의 최애 이기도 하고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우리 축구 역사상 최고 천재로 기록되도 될 만한 선수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평가를 잘 해주지 않는 것 같아요.
히딩크 축구에 잘 맞지 않아서 2002월드컵에서 활약이 없었지만 정말 좋은 선수였는데...

유럽리그와 K-리그의 차이는 저는 없다고 봅니다.
실력차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전술을 적용할 수 있는가의 여부를 두고 말씀드리는 거죠.

축구는 세계 어디서든 FIFA가 정한 룰로 똑같이 진행하는데 K-리그에서의 전술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안 먹힐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유럽축구 클럽 선수들이 더 잘 이행할 가능성이 크죠.

사실 님이 말씀해 주신 내용은 유럽클럽 전체가 원하는 것입니다.
맨시티도 딱 그렇게 하고 있어요.
한 포지션에 2차 뎁스를 두고 누가 빠지든 그 자리를 그대로 매울 수 있는 것 말이죠.
말씀처럼 전반, 후반 나누어 뛸 수 있으면 그게 최고일 겁니다.

아마 모든 팀이 그게 가능하길 바랄 겁니다.
특히 많이 뛰어야 하는 미드필더 포지션이나 윙어들, 요즘에는 풀백들까지요.

문제는 그 포지션에 교체할 수 있는 선수의 역량이 어느 정도 유사해야 그게 가능하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토트넘에서 손흥민이 왼쪽 윙어로 뛰다가 베르너나 오도베르와 그 자리를 교체했을 때 똑같은 퍼포먼스가 나올 수 있느냐 하는 거죠.

그리고 유럽리그 선수들은 또 한가지의 문제가 있습니다.
이 점은 님께서도 지적해 주셨네요.

유럽클럽 선수들은 상위권 팀일수록 리그 외에 경기를 뛰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시즌 당  최대 68경기를 소화해야 합니다.
한 시즌은 고작 9개월이고 그 안에 68경기를 한다고 하면...

게다가 전후반을 나눠 뛰면 체력을 담보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안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강원fc가 정말 관리를 철저하게 해서 가능한 전략인 것 같은데, 사실 수행하는 선수는 아마도 리그만으로도 진이 다 빠질 겁니다.
사실상 매 경기 쉼없이 달리는 셈이니까요. 

전후반 나눠쓸 체력을 전반이나 후반에 몰빵하는 것인데, 그건 100미터 달리기 선수와 마라톤 선수의 체력 소모가 거의 같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가 가실 겁니다.

45분을 죽을 힘을 다해 뛰는 것과 90분을 체력을 안배해 가며 뛰는 것은 사실상 같은 운동량이라는 거죠.
그래서 경기 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두 선수는 아마 죽어나갈 겁니다.
지난 시즌 맨시티의 로드리가 대표적인 예죠.ㅎㅎ

차라리 리그에 집중할 때는 1 주전 위주의 경기를, 2부리그 팀과의 경기 등 약체와 경기할 때는 2 주전이나 1.5 주전, 혹은 아예 2군 팀을 내보내는 식의 경기 운영이 더 합리적일 겁니다.

지금 토트넘도 사실 오도베르와 브레넌 존슨, 베르너, 손흥민을 윙에서 돌려가며 쓰고 있긴 합니다.

문제는 각 선수들의 특성이 다르고 팀 전술에 녹아든 정도가 달라서 선수마다의 퍼포먼스 격차가 너무 크다는 거죠.

게다가 손흥민은 윙어로 뛰다가 교체 되는 것이 아니라 톱으로ㄷㄷㄷ
지난 시즌만 보면 손흥민이 윙어로도 제일 잘하고 톱으로도 제일 잘했습니다.

이런 경우 곤란해 지는 거죠.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손흥민은 빛이자 독입니다.
손흥민 위주로 돌아가지 않는 축구를 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으면 골을 못 넣으니...

솔랑키에게 손흥민의 역할을 기대하면서 손흥민을 윙으로 돌리자 승격팀과 비기고 뉴캐슬에게 전반전에 1:0으로 밀렸죠. 
손흥민을 톱으로 놓으면 윙도 좀 살아나고, 에버튼을 4:0으로 이길만큼 공격도 살아납니다. 

그런데 그날 골을 잘 보시면 알 수 있지만 그건 팀의 골이 아니에요.
손흥민 개인의 골이죠.

팀 플레이가 들어맞아서 컷백이나 크로스로 들어간 골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원톱에 넣기도 빼기도 힘든 거죠.
언제까지 손흥민에게 의지할 수 없으니까요.

답이 너무 길었네요. 
쓰다보니 탄력을 받아서 ㅎㅎ

댓글로 나마 이런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노란스머프님께서 항상 날카로운 분석력으로 축구를 예리하게 분석하실 수 있는 비결이 궁금했는데 일단 '유럽 축구 경기를 많이 보시는' 군요!

좋은 축구 글을 쓰려면 축구 경기의 시청량이 많아야 한다는 데서 고민이 생겼습니다. 제가 쓰고 픈 축구 글에 관해서도 그래야 잘 쓸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저는 강원FC의 경기를 보는데 토트넘 관련 떠오른 생각이 있는데 이건 어떨까요? 강원 구단은 특정 포지션 선수들을 많이 뛰게 하는 대신, 전후반 각각 선수 교체로 시간을 나눠서 활동량을 조절 합니다.

가령 측면 윙어를 전반만 전력으로 뛰게 하고, 후반엔 교체합니다. 후반 윙어도 전력으로 뜁니다. 작년에는 최전방 공격수를 그렇게 했습니다. 

토트넘도 원톱을 전반에 전력 질주시킨 뒤 후반에 교체하고 후반 최전방 공격수도 전력으로 뛰면 어떨까 합니다. K리그 전술이라 PL에는 안 맞을까요? 이렇게 하면 로테이션이 되니 공격수들 출전 시간 불만도 적을 것 같습니다.

단점이라면 시즌 후반에 공격수들이 단체로 다 지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 부상자 발생이 빈번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PL은 K리그보다 대회 종류가 많으니 원톱들에게 더욱 심한 과부하가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K리그와 유럽 최고 리그의 차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질문이 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오늘도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

@사과나무씨앗 솔직히 말씀드리면 K-리그는 챙겨보지 못하는 편이에요. 
보고싶기는 하지만 여건상 그게 잘 안 되네요. 

강원FC가 요즘에 제일 잘나가는 팀이죠?
양민혁 선수 덕에 관심을 가지기도 했는데요.
윤정환 감독도 선수시절 저의 최애 이기도 하고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우리 축구 역사상 최고 천재로 기록되도 될 만한 선수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평가를 잘 해주지 않는 것 같아요.
히딩크 축구에 잘 맞지 않아서 2002월드컵에서 활약이 없었지만 정말 좋은 선수였는데...

유럽리그와 K-리그의 차이는 저는 없다고 봅니다.
실력차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전술을 적용할 수 있는가의 여부를 두고 말씀드리는 거죠.

축구는 세계 어디서든 FIFA가 정한 룰로 똑같이 진행하는데 K-리그에서의 전술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안 먹힐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유럽축구 클럽 선수들이 더 잘 이행할 가능성이 크죠.

사실 님이 말씀해 주신 내용은 유럽클럽 전체가 원하는 것입니다.
맨시티도 딱 그렇게 하고 있어요.
한 포지션에 2차 뎁스를 두고 누가 빠지든 그 자리를 그대로 매울 수 있는 것 말이죠.
말씀처럼 전반, 후반 나누어 뛸 수 있으면 그게 최고일 겁니다.

아마 모든 팀이 그게 가능하길 바랄 겁니다.
특히 많이 뛰어야 하는 미드필더 포지션이나 윙어들, 요즘에는 풀백들까지요.

문제는 그 포지션에 교체할 수 있는 선수의 역량이 어느 정도 유사해야 그게 가능하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토트넘에서 손흥민이 왼쪽 윙어로 뛰다가 베르너나 오도베르와 그 자리를 교체했을 때 똑같은 퍼포먼스가 나올 수 있느냐 하는 거죠.

그리고 유럽리그 선수들은 또 한가지의 문제가 있습니다.
이 점은 님께서도 지적해 주셨네요.

유럽클럽 선수들은 상위권 팀일수록 리그 외에 경기를 뛰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시즌 당  최대 68경기를 소화해야 합니다.
한 시즌은 고작 9개월이고 그 안에 68경기를 한다고 하면...

게다가 전후반을 나눠 뛰면 체력을 담보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안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강원fc가 정말 관리를 철저하게 해서 가능한 전략인 것 같은데, 사실 수행하는 선수는 아마도 리그만으로도 진이 다 빠질 겁니다.
사실상 매 경기 쉼없이 달리는 셈이니까요. 

전후반 나눠쓸 체력을 전반이나 후반에 몰빵하는 것인데, 그건 100미터 달리기 선수와 마라톤 선수의 체력 소모가 거의 같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가 가실 겁니다.

45분을 죽을 힘을 다해 뛰는 것과 90분을 체력을 안배해 가며 뛰는 것은 사실상 같은 운동량이라는 거죠.
그래서 경기 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두 선수는 아마 죽어나갈 겁니다.
지난 시즌 맨시티의 로드리가 대표적인 예죠.ㅎㅎ

차라리 리그에 집중할 때는 1 주전 위주의 경기를, 2부리그 팀과의 경기 등 약체와 경기할 때는 2 주전이나 1.5 주전, 혹은 아예 2군 팀을 내보내는 식의 경기 운영이 더 합리적일 겁니다.

지금 토트넘도 사실 오도베르와 브레넌 존슨, 베르너, 손흥민을 윙에서 돌려가며 쓰고 있긴 합니다.

문제는 각 선수들의 특성이 다르고 팀 전술에 녹아든 정도가 달라서 선수마다의 퍼포먼스 격차가 너무 크다는 거죠.

게다가 손흥민은 윙어로 뛰다가 교체 되는 것이 아니라 톱으로ㄷㄷㄷ
지난 시즌만 보면 손흥민이 윙어로도 제일 잘하고 톱으로도 제일 잘했습니다.

이런 경우 곤란해 지는 거죠.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손흥민은 빛이자 독입니다.
손흥민 위주로 돌아가지 않는 축구를 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으면 골을 못 넣으니...

솔랑키에게 손흥민의 역할을 기대하면서 손흥민을 윙으로 돌리자 승격팀과 비기고 뉴캐슬에게 전반전에 1:0으로 밀렸죠. 
손흥민을 톱으로 놓으면 윙도 좀 살아나고, 에버튼을 4:0으로 이길만큼 공격도 살아납니다. 

그런데 그날 골을 잘 보시면 알 수 있지만 그건 팀의 골이 아니에요.
손흥민 개인의 골이죠.

팀 플레이가 들어맞아서 컷백이나 크로스로 들어간 골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원톱에 넣기도 빼기도 힘든 거죠.
언제까지 손흥민에게 의지할 수 없으니까요.

답이 너무 길었네요. 
쓰다보니 탄력을 받아서 ㅎㅎ

댓글로 나마 이런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노란스머프님께서 항상 날카로운 분석력으로 축구를 예리하게 분석하실 수 있는 비결이 궁금했는데 일단 '유럽 축구 경기를 많이 보시는' 군요!

좋은 축구 글을 쓰려면 축구 경기의 시청량이 많아야 한다는 데서 고민이 생겼습니다. 제가 쓰고 픈 축구 글에 관해서도 그래야 잘 쓸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저는 강원FC의 경기를 보는데 토트넘 관련 떠오른 생각이 있는데 이건 어떨까요? 강원 구단은 특정 포지션 선수들을 많이 뛰게 하는 대신, 전후반 각각 선수 교체로 시간을 나눠서 활동량을 조절 합니다.

가령 측면 윙어를 전반만 전력으로 뛰게 하고, 후반엔 교체합니다. 후반 윙어도 전력으로 뜁니다. 작년에는 최전방 공격수를 그렇게 했습니다. 

토트넘도 원톱을 전반에 전력 질주시킨 뒤 후반에 교체하고 후반 최전방 공격수도 전력으로 뛰면 어떨까 합니다. K리그 전술이라 PL에는 안 맞을까요? 이렇게 하면 로테이션이 되니 공격수들 출전 시간 불만도 적을 것 같습니다.

단점이라면 시즌 후반에 공격수들이 단체로 다 지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 부상자 발생이 빈번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PL은 K리그보다 대회 종류가 많으니 원톱들에게 더욱 심한 과부하가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K리그와 유럽 최고 리그의 차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질문이 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오늘도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