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사탕나무 ·
2023/07/09

[합평]

배고프던 시절을 살아가던 여덟 식구의 삶, 5남 1녀의 막내였던 글쓴이의 억울한 투정이 사실감 있게 그려졌습니다. 어머니가 김을 굽고 가루를 내어 김국을 끓이는 장면에서는 고순내가 글 밖으로까지 퍼지는 듯했습니다. 배불리 먹지 못했던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우울하지만은 않은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은 글쓴이 특유의 밝고 담담한 서술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글 초반은 옛 감성을 자극하는 소설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배움이 짧았던 어머니께서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모든 자식에게 씌운 학사모는 부모라는 이름의 위대함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정약용의 ‘독소’라는 시는 이 글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무식 인증;;)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중간중간 배치한 고사성어와 성구 덕분인지 단조롭지 않게 읽혔습니다. 

남편분은 사람을 믿다 상처를 받고 손해 보는 일을 겪으신 것으로 짐작을 해봅니다. 이 부분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인 이야기가 더해진다면 훨씬 매끄러운 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했습니다. 

현재의 삶에 만족하며 돈과 자유 중 냉큼 자유를 집어 들겠다는 거침없는 표현을 통해 건강한 삶의 태도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바쁘신 와중에 늘 밝고 최선을 다하는 철여님께 많이 배웁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글 쓰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_^

빅맥쎄트 ·
2023/07/05

@나철여 

아버지의 월급날 식구들이 김 한 장을 가지고 여덟 번 접어 밥 한 끼를 먹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 싶을 정도로 상상조차 하기 힘든 지난 모습이 그려진다. 어려운 형평이었지만 자식들에게 못 배운 삶을 대물림 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6남매는 모두 학사모를 쓰게 된다. 5남 1녀의 어린 딸에서 시집을 가고, 손주들 육아를 하기까지 헛된 욕망을 꿈꾸기보다는 주어진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글쓴이의 태도가 엿보인다. 글 말미에 나오는 '남편이 당한 일'에 대해서는 명확한 정보가 없어, 이에 대해 간단한 설명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합평]

읽다 자꾸 멈춰 서게 되는 글이었어요. 인용해주신 시나 고사성어가 워낙 인상 깊어서이기도 했고, 글쓴이가 하려고 했던 말이 무엇일까를 자주 곱씹다 보니 그랬습니다.

읽다 자꾸 멈춰 서는 글에는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내 마음과 주파수가 맞아 자주 공명하기에, 다른 하나는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이해가 가지 않아 여러 번 다시 들여다 본다고. 여기서 좋은 건 아무래도 전자겠지요.

글쓴이는 말을 하지만, 명확히 하지는 않아요. 오랜 세월의 이야기를 짧은 글에 담고 있지만,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지는 분명하지가 않아요. 애써 찾으려 하면 규정할 수도 있겠지만, 쉽지는 않아요. 자족이라는 제목에서 힌트를 얻으면 글쓴이의 마음에 가닿을 것 같기도 해요.

이미지는 있지만, 실체가 없는 느낌이었어요. 마음 속에는 불분명하더라도, 글로 쓰면 분명해지기에 글을 쓰는 것 같아요. 흐릿하게 담아두었던 이야기들을, 명료하게 적어보는 과정이 글이 아닌지. 타인은 내 삶을 모르니, 글쓴이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전에 이야기를 보여줘야 하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는 많이 아쉬웠습니다. 망원경만 사용하신 것 같아요. 현미경이 필요해 보입니다.

죽겠다 말씀하시던 어머니가 잃어버린 자유와 지금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들어서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내 모습을 비교해보면서, 결국 자족이란 무엇인지, 자유를 향해 가는 이유는 무엇인지, 좀더 본질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춰 적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글에는 결국 모든 걸 적을 수는 없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기에. 이 부분에 대해 고민을 해보시고 글을 적으신다면, 더 독자와 공명하는 글을 적으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느덧 마지막 글감만 남겨두고 있네요. 손주들 돌보시고 공모전 준비하시고, 바쁜 와중에도 성실하게 함께 해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 뿐이에요. 마지막 글에서 뵐게요. 이번 글도 잘 읽고 갑니다!

행복에너지 ·
2023/07/01

저희 아버지도 사람믿다가 
딸6섯이 다들 엄청 힘들었지요
자식들도 많으니 엄마가 일하시느라 살기힘들었습니다
그때는 힘들었는데
살아보니 어쨌든 또 살게되더라구요 ㅜㅜ
뭐 인생에 반도 아직 살아보지 않았지만.. .

나철여 ·
2023/07/01

@살구꽃 어쩌다보니 답글 적을때마다 매번 같은 인사를 하게 되네요...감사^^

한정 된 글공간이라 반도 못 풀어내지만 돌아보면 자족이라는 단어 밖에 쓸수가 없네요...
함축된 말로 표현하자니 시도 성구도 고사성어도 다 내글이 되어버렸넹,,,

울 동서님 응원에 힘입어 같이 손잡고...오늘도 한걸음부터 힘차게 내딛어 봄요~~^&^

나철여 ·
2023/07/01

@똑순이 존경이라뇨...똑순님이 더 존경스럽습니다...
이렇게 글로 풀어낼 수 있다는게 참 감사하죠...
우린 닮은 듯 다른 아픔으로 서로 디딤돌 하나씩 디딜때마다 자족하기를 기도 해 보아요~~^&^

나철여 ·
2023/07/01

@JACK alooker 님의 댓글이 오히려 감동입니다...
맞아요~ 돈, 시간, 자유, 희생같은 숙명...늘 공감해 주심에 감사합니다~~^&^

나철여 ·
2023/07/01

@클레이 곽 주어진 글을 쓰려니 늘 머리속에 남은 시가 먼저 튀어나와 마치 내인생을 대변이라도 해 주는 듯...<독소> 시 제목도 임팩트한 그런 맛이있죠..

독자로서 구구절절 공감도  감사해요~~^&^

l
·
2023/07/01

그때는 그렇게 사는 것이 당연한줄 알고 그리그리 세월이 지났네요.철여님 왠그림을 귀엽게 잘 그리셨네요. 앞으로 이모티콘 샾도 괜찮으실듯...ㅎㅎㅎ

JACK    alooker ·
2023/07/01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시간이란 자유를 희생하지만, 결국 그 벌어드린 돈으로 시간이란 자유를 다시 사게되는 숙명을 가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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