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소개드렸던 최근의 작은 취미가 있다면 일본어 회화 공부입니다. 매주 한 번씩 일본인 선생님을 만나, 1시간 정도 자유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요. 얼마 전에는 몇 달 전 오사카에서 맛본 ‘타코야키’가 대화 주제로 언급됐습니다.
오사카 우메다 거리 노점에서 맛본 타코야키. 저기 끼얹어진 갈색 소스를 일본에서는 그냥 ‘소스’라 부른다. ⓒ엄지용
일본 현지에서 타코야키를 주문하면 크게 ‘소스맛’, ‘소금맛’ 중 하나를 고르게 되는데요. 소금맛은 그렇다 치고 대체 ‘소스맛’이 어떤 맛이고, 무슨 소스가 뿌려진지 아무 설명도 없거든요. 혼란함을 애써 숨기며 소스를 먹어보면 돈까스에 부어먹는 우스터소스 같은 느낌이 있긴 한데요. 일본인 선생님이 말하길, 우스터소스와는 비슷하지만 다른 ‘소스’라는 독립적인 장르가 있다나요? 일본인들은 ‘소스맛’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너무나 확고하기에, 그게 대체 무슨 맛인지는 전혀 고민거리가 되지 않는다고요.
대화를 이어가던 중 일본인 선생님이 이런 말을 꺼냈습니다. 혹시 ‘소스맛 과자’가 있다는 거 아냐고요. 선생님으로부터 전해들은 과자의 이름은 ‘빅카츠(ビッグカツ)’. 아무리 봐도 돈까스를 연상시키는 이름과 포장지를 자랑하는 친구인데요. 선생님은 어렸을 때(이 분 20대입니다.) 이 과자를 너무 좋아했고, 지금도 종종 사먹는, 많은 일본인들이 사랑하는 과자라고 설명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