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쟁 옹호’라는 신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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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9

러시아, ‘전쟁 옹호’라는 신기루

 알렉세이 사킨, 리사 스미르노바 l 언론인


2023년 4월, 러시아 의회는 우크라이나 전쟁 병역회피를 원천차단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징병 대상자는 전자통지서를 받게 되며 출국이 금지된다. 이처럼 계속되는 전쟁은 국민에게 고통을 전가하고 있다. 국민들 간에는 전쟁 자체에 대한 견해와 별개로, 엘리트 계층에 대한 불신과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러시아는 이웃 나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함으로써 일으킨 폭풍 속에 표류 중이다. 전쟁이 일어난 후 러시아 경제는 붕괴되지는 않았으나,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2년에는 전년 대비 –2.1%를 기록했다. 정부로부터 독립적인 기관에서 실시한 여론조사를 포함한 각종 설문 결과, 러시아 국민 대다수는 여전히 군사 작전 지속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 그러나 사회 구조의 균열이 확대되면서 전쟁에 대한 견해와는 달리, ‘엘리트 계층’을 불신하는 러시아인들이 늘고 있다. 2022년 2월 침공 전부터 감지되던 이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2) 
 

전쟁 지지층 vs. 평화 지지층, 그리고…

공포 분위기가 러시아를 사로잡고 있는 지금, 사회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독립적인 여론조사 기관이 조사 결과에 덧붙인 방법론 노트를 참고하면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일례로 응답률의 부족을 들 수 있다. 마케팅·여론조사 기관 러시안 필드에 따르면, ‘특수 군사 작전’에 관한 전체 응답률은 5.9~9.3%로 전쟁 전에 시행한 설문 조사 응답률의 1/3에서 1/4 수준에 그쳤다.(3) 2023년 2월 러시안 필드가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확전은 지지율이 27%였고, 평화적 해법을 선호하는 비율은 34%로 나타났다.(4)
세 가지의 사회집단이 특히 눈에 띈다.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5~37%를 차지하는 ‘전쟁 지지층’은 시위대 진압에 찬성했고, 군사 목표를 위해 기꺼이 복지정책을 희생할 수 있다고 응답했으며, 탈영병을 규탄하기도 했다. 이런 전쟁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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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르몽드의 대표적인 자매지로 약칭은 "르 디플로"입니다. 국제뉴스를 다루는 월간지로 30개 언어로 51개 국제판이 발행되고 있다. 조르조 아감벤, 아니 에르노, 알랭 바디우, 슬라보예 지젝, 피에르 부르디외 등 세계적 석학들이 즐겨 기고했으며, 국내에서는 한국어판이 2008년10월부터 발행되어 우리 사회에 비판적인 지적 담론의 장으로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노엄 촘스키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일컬어 "세계를 보는 창"이라고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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