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몸운동 예찬

김형찬
2023/04/13
봄이 되면서 운동하다 다쳐서 오는 환자들을 좀 더 자주 본다. 오랜 전염병의 시대가 끝나가고 날씨도 풀리면서 운동할 결심을 한 사람들이 증가한 것 같다. 문제는 몸이 마음을 못 따라간다는 점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생각보다 몸은 훨씬 더 퇴화해 버린 것이다. 
   
운동을 하다 부상을 입은 환자들 특히 40~60대 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이렇다. 
   
“별 것도 아닌데, 그것 좀 했다고 몸이 이러나~~”
   
믿었던 사람의 배신 만큼이나 자신했던 내 몸의 배신은 꽤 씁쓸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내 발등을 찍는 것은 언제나 믿는 도끼인 것을.
   
봄에 새로 운동을 시작하면서 다친 환자들을 분석한 동네한의원 통계는 다음과 같다. 
   
헬스클럽에서 근력운동이나 달리기를 한 경우와 배드민턴이나 테니스 그리고 축구와 같은 구기 종목을 하다 부상을 입은 경우가 가장 많았다. 요가나 필라테스를 하다 다친 경우가 적지만 있었고, 걷기나 동네 뒷산 등산 그리고 수영이나 아쿠아로빅의 경우는 근육의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는 많았어도 부상은 거의 없었다. 
   
사람도 동물이고 동물은 움직이는 생명체다. 운동은 인간을 포함한 동물에게 있어 건강하다는 증거이자 좋은 건강을 유지하는데도 꼭 필요하다. 모든 기능이 적당히 움직일 때 잘 작동하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다. 동물이 안 움직이고 가만히 있다면 아프거나 다친 것이고, 건강한 동물도 못 움직이거나 활동을 제약하면 병에 걸린다. 20대의 건강한 청년을 병원 침대 한 달만 눕혀두면 폐인이 되고, 맘껏 움직이지 못하는 동물원의 동물들이 다양한 신체적․정신적 질환에 시달리는 것을 봐도 운동의 중요성은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에 올라서고, 다른 종에 의한 생명의 위협에서 벗어나면서, 인간은 운동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호모 루덴스란 말처럼 재미를 느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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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환자를 돌보면서 뜻하지 않게 오래 살게 된 현대인의 건강에 대해 고민합니다. 건강의 핵심은 일상생활에 있고, 그 중심에 몸과 정신의 움직임 그리고 음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활한의학이란 주제로 지속 가능한 건강과 세상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누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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