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학파 100주년, 무엇을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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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
프랑크푸르트학파 100주년, 무엇을 해야 하나
  •  권오용 l 충남대 사회학과 강사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호르크하이머(왼)와 아도르노(오)

2023년은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소가 설립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로, 전 세계 각국에서 학술대회와 발표회, 강연 등을 통해 ‘프랑크푸르트 학파 100주년’을 기념했다. 비판이론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비판이론은 현대 사회에, 그리고 우리 사회에 어떠한 의미를 갖는가?


대량소비사회 속의 상품화 확장
비판이론의 사회 인식은 ‘후기자본주의(Spätkapitalismus)’라는 개념으로 집약된다. 후기자본주의 개념은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사회가 등장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근본적 변화를 겪은 사회를 규정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었다. 유럽의 파시즘과 미국의 대량소비체제를 모두 경험한 비판이론가들은 자본주의 자체가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음을 인식하였고, 실제로 이 체제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과거 19세기와는 질적으로 구분되는 20세기 자본주의사회의 도래를 의미했다.
이 새로운 자본주의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우선 국가가 경제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며 시장원리의 작동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계획과 정책을 통해 산업투자, 환율 및 물가 관리 등 경제에 대해 전반적으로 개입하는 ‘개입적 국가’가 되었다는 점이다. 국가의 집중투자를 통해 자본은 산업클러스터로의 발전을 이룩하였으며, 독점대기업에 의한 시장지배가 일반화되었다. 그리고 이 독점대기업의 확대된 생산력을 뒷받침해주는 대량소비사회가 등장하게 되었다. 대량소비사회의 특성인 상품화의 확장은, 문화산업의 발달과 인간관계의 사물화 현상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문화산업과 사물화된 인간관계는 상품에 대한 도착적 태도를 일반화시켜 자발적 체제순응을 강요한다. 그리고 이 ‘강요된 자발성’은 명백한 폭력적 수단을 통해 체제순응을 강요하던 나치보다 지배체제를 더욱 공고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후기자본주의 사회는 에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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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르몽드의 대표적인 자매지로 약칭은 "르 디플로"입니다. 국제뉴스를 다루는 월간지로 30개 언어로 51개 국제판이 발행되고 있다. 조르조 아감벤, 아니 에르노, 알랭 바디우, 슬라보예 지젝, 피에르 부르디외 등 세계적 석학들이 즐겨 기고했으며, 국내에서는 한국어판이 2008년10월부터 발행되어 우리 사회에 비판적인 지적 담론의 장으로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노엄 촘스키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일컬어 "세계를 보는 창"이라고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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