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는 '팔백만신'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문자 그대로 '800만의 신들'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말인데, 물론 이때의 800만은 정확한 숫자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셀 수 없이 무한히 많음'을 비유하는 관용적인 표현에 훨씬 더 가깝다.
이처럼 일본에는 수많은 신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들을 모셔 놓는 사당도 전국에 약 12만 개나 생겨났다. 그래서 일본을 여행하다 보면 마치 우물 정(井)자에 지붕을 얹은 것처럼 생긴, 빨간색의 문인 도리이(鳥居)를 반드시 한 번 쯤은 보게 된다. 그리고 이 문을 통과하여 들어가게 되는 곳이 바로 일본의 신사, 일본의 토속신앙이자 민족종교로 알려진 '신도(神道)'의 사당인 것이다.
'팔백만신'의 문화 코드를 전면에 내세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물론이고, 반인반요(半人半妖)* 주인공을 중심으로 수많은 요괴들이 등장하는 <이누야샤>, 그리고 최근의 인기작인 <귀멸의 칼날>과 <주술회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