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개봉한지 20년이나 됐는데 스포일러의 경고를 쓰려니 좀스러운 것 같기도하고 민망하기도 하다. 어느덧 국가대표 연출자가 된 봉준호 감독의 대표작으로 꼽히기도 하는 <살인의 추억>(2003) 을 다시 보면서 묘한 기시감을 느꼈다. 이에 기록을 남긴다.
용의자들순삿밥을 먹으며 무당눈깔을 자처하는 형사 박두만 (송강호 분) 이 자기만의 범인을 색출하는 비법은 '딱 보면 아는' 것이다. 그의 파트너 조용구 (김뢰하 분) 형사는 인상이 더럽다는 이유로 용의자에게 군홧발을 선사한다. 선임반장 (변희봉 분)을 포함한 이 형사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일단 범죄의 소탕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많은 사람들을 봐왔지만 실제론 무당에게 잡 것들의 얼굴이나 들이밀기 바쁜 두만의 용의자 리스트는 신통치 않은 근거들로 이뤄져있다.
여기서 실제로 호기심이 들었다. 사회의 안녕과 치안을 위해서라면 어긋난 용의자를 잡아 송치해서 스타 형사가 되면 만사가 형통해질까? 순간의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