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려야만 존재를 인정받는 세상에서, 팔리지 않는 책이란 가치를 따지기 전에 책으로서 생명력을 갖고 있는지의 여부부터 물어야한다.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책의 가치는 판매부수에 있는 것일까?”
우리가 사는 세상이 다양한 가치를 품고 있다고 믿는 분들은 책의 가치는 판매부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용에 있다고 단호하게 답할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근거로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오히려 팔리는 것으로 가치를 매기는 것이 편할 수도 있지 않을까? 팔리는 책들은 적어도 대중의 삶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쳤을 테지만, 읽히지 않은 책들은 그 안에 인류에게 도움이 될 만한 금과옥조가 실렸다 하더라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읽히지 못했으니까.
궁금해졌다. 가치를 정하는 기준은 누가, 어떻게 정하는 것일까? 그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잠시 음식 업계 얘기를 좀 해야겠다. 프랑스의 타이어 회사인 미슐랭이 1900년부터 고객들에게 여행 안내책자를 나눠주었다. 안내책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