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쉰, 「고사리를 캔 이야기」
내 힘으로 살아간다는 말이 단지 경제적인 자립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에 앞서는 것이 정신적인 자립이다. 누구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삶을 이끌어가는 것이 진정한 자립이라고 할 수 있다.그런데 이게 참 어렵다. 우리 인간은 누구나 약해지면 기댈 곳을 찾게 된다. 가족, 친구, 어른, 다른 사람들에게 위로받고 도움도 얻고 싶어한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혼자 살아가는 것이 미덕이 아닌 이상, 그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사람은 자신이 의존할 항상적인 버팀목을 만들어내려 한다. 그래서 영웅이 만들어진다.
백이와 숙제, 지조의 아이콘이 아닌 무기력한 노인
백이(伯夷)와 숙제(叔齊)는 천도(天道)를 거스른 주나라의 곡식을 먹지 않겠다며 서우양산(首陽山)에 들어가 고사리를 먹고 살다 굶어 죽었다는 전설적인 현인들이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사마천의 『사기』 「백이열전(伯夷列傳)」에 나온다. 백이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