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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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TONG SA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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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육아일지#4 -아빠가 아야해

허리가 아파서 고생일 때 아이를 쭉쭉 안아주지 못했다.물론 엄마 안아~가 먼저지만 여의치않아 아빠 안아~ 하며 손뻗을때 아빠는 아야해서 지금 못안아 미안해 여러번 말했더니 아빠 아야해~ 하고 돌아서는 아이가 안쓰러웠다. 아빠가 미안해. 부지런히 병원다니며 운동하고 무엇보다 매일같이 사무실 의자에앉아있는 생활을 벗어나니 통증도 많이 사라졌다. 아빠가 아들 얼른 안아줄게!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리러가니 선생님이 아버님 괜찮으시냐 물으신다. 아이가 아빠가 아야 해서 병원갔다고 말했단다. 아빠가 아야했어? 어디가? 하루는 머리도 아프도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다 했단다.  친구들한테도 틈만나면 아빠가 아야해~ 원장선생님한테도 아빠가 아야해~ 이제는 처음만난 아주머니께도 아빠는 아야했어. 라며 채 끝까지 뻗지도 못하는 펭귄손으로 허리춤을 짚으며 찡그렸다. 아주머니도 웃음반 찡그림 반으로 받아주신다. 난 괜스레 인사를 한번 더한다. 아빠가 아야해서 미안해. 그런데 소문은 그만 내주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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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육아일지#3 -아빠가 제일 좋아

현재의 아드님은 수다쟁이다. 두돌을 채우고 말이 트여서는 만사에 관심이라 뭐든 가리키고 재잘재잘거린다. 최애 탐구대상은 자동차. 어디서든 보이기만하면 아빠에게 차종을 묻는데 내가 머뭇거리면 혼자 답을 한다. 아빠 저건 레이야. 어린이집 하원후 루틴이 되어버린 언덕계단 오르기를 몇번 하고나면 아직 쌀쌀한 바람에도 금세 땀이 찬다. 아빠는 이제 무릎이 좀 아파. 아빠 그럼 한번만 더 해보자. 하고 벌써 이십분 째다. 과자로 겨우 달래서 차에 태우는데 아들이 속삭인다. 나는 아빠가 제일 좋아! 아침 준비하랴 짐챙기랴 아침부터 커피한잔 마실 틈 없이 바쁘게 움직였는데 뻣뻣해진 몸도 마음도 뭉클해진다. 지난 육아휴직이 빛을 보는구나! 아빠도 네가 제일 좋아. 엄마한텐 비밀이야. 아빠~ 응 왜?  나는 딸기가 제일 좋아! 나는 코알라가 제일 좋아! 나는 할머니가 제일 좋아! 나는 쏘나타가 제일 좋아! 어 그래.. 아빠도 커피가 제일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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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육아일지#2 -출근은 없지만 퇴근도 없다

회사와 육아휴직 일정을 조율하고 두근두근할 때쯤 오래전 앓았던 허리통증이 재발해서 시큰거렸다. 고민도 통증도 커져갈 때 이왕 계획한거 조금 서둘러 휴직에 들어가서 갑작스레 시작된 육아생활. 아내는 복직을 앞두고 외출이 잦아졌고 -대략 1년 반만의 자유로운 시간에 행복해했다- 아이와 아빠 단둘이 뜨거운 시간이 많아졌다. 일단 엄마를 찾는다. 아빠말고 엄마 안아~ 하다가 통하지 않는걸 알면 그제야 아빠 안아~를 시작하는 18개월 아드님. 허리가 욱씬거려 보호대를 감싸고 나날이 무거워가는 아이를 안아주자니 눈이 시큰거렸다. 엄마는 언제오려나 시계를 보니 아직도 한번의 낮잠과 한번의 밥시간이 지나야 한다. 시계숫자는 중요하지않은 생활. 해뜰 때 깨난 아드님이 잠들어야 퇴근이다. 오늘은 점심 뭐먹지 고민하던 생활이 이토록 빨리 그리워질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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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육아일지#1 -육아휴직 아닌 육아이직

아내와 상의하고 아빠 육아 휴직을 결정했을 때엔 마음이 가벼웠다. 주변의 반응도 그랬고, 출퇴근이 없는 안식년의 느낌이랄까. 미뤄둔 취미도 운동도 꺼내볼 마음에 가슴이 웅장해졌다. 티는 내지 않았지만 아이와 함께한 반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눈가가 촉촉해진다. 회사가 그리워질 줄은 참말 몰랐다. 새로운 노트에 차곡차곡 기록해보는 아빠육아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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