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독립운동사 연구 방향은 1980년대 이후로 대체로 '민족통일전선'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었다. 한국사 연구자들이 한국사 연구에 있어 큰 영향을 끼친 책을 뽑을 때 강만길 선생의 저작은 2권이나 선정된 적이 있다. 하나는 자본주의 맹아론을 상업사적 차원에서 주장한 <조선후기 상업자본의 발달>(재간, 창비, 2018)이고, 다른 하나는 통일전선의 형성과 좌우대립의 민족주의적 수렴을 강조한 <조선민족혁명당과 통일전선>(재간, 창비, 2018)였다. 이 저작을 계기로 민족주의를 매개로 한 좌우합작과 그에 기초한 통일전선의 형성을 식민지기 독립운동사의 주요한 방향성과 흐름으로 잡아두었기 때문에 그에 기초해서 1945년 해방 이후의 1948년까지의 역사를 마찬가지로 좌우합작운동에 따른 통일국가의 실현과 좌절이라는 프레임으로 독해하는 것이다.
강만길만의 고유한 사관은 아니지만 분단극복사관에 동의하는 일련의 흐름에서는 국내 정치에서의 중도파를 매개로 한 좌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