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님. 세상은 왜 있는 놈이 더 있어지고, 없는 놈은 계속 없어져요?” 제 의형제이자 동생이 전화 너머로 했던 말입니다. 그때 저의 대답은. “그러게. 왜 그럴까. 불공평하지. 쟤네 재산은 무슨 아메바도 아니고 냅두면 왜 계속 늘어날까. 내 재산은 존나 빠른 러닝머신 위여. 잠깐 쉬면 이자 못 갚아서 뒤처지잖어.” 돈 많은 자에겐 이자가 빵이요 와인이지만, 빚이 많은 자에겐 이자가 칼이요 철퇴밖에 되지 않지요. 지극히 당연한 소립니다. 근데 진짜 문제는 단지 돈이 아닙니다. 돈이 없기에 돈을 쫓는 과정에서 다른 곳에 신경을 기울일 수가 없습니다. 인간은 내 삶에서 극도로 부족한 지점이 생기면 그쪽에만 시선이 꽂힙니다. 주의가 산만하다거나 하는 문제가 아니라, 그냥 사람 자체가 그리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인간 본성을 [터널링 이펙트]라고 하며, 센딜 멀레이너선과 엘다 샤퍼의 공저 ‘결핍의 경제학’이 다루는 핵심 주제입니다. 극단의 결핍이 어떠한 후유증을 낳는지 알아볼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