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10월 16일 이소라 7집 LP 발매를 기념해 올리는 글.
내 인생의 음반은 이소라 7집 <겨울, 외롭고 따뜻한 노래>(2008)다. 지금도 일주일에 한번씩은 앨범 처음부터 끝까지, 한 트랙도 건너뛰지 않고 한 호흡으로 듣는다. 두루 찬사받는 전작 <눈썹달>(2004)의 다음 챕터같은 앨범으로, 이 7집이 내가 꼽는 이소라의 최고작이다. 많은 사람이 6집을 좋아하고 나도 좋아하는 앨범이지만, 내가 7집을 더 윗길로 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6집이 사랑을 노래했다면, 7집은 그것과 연루된 삶과 죽음의 세계를 노래하기 때문이다.
음악으로 사람을 우울에 빠뜨리는 일은 꽤 대책없는 짓이다. 그건 내 안의 우울을 직시하고 그걸 소외시키지 말자는 것과는 또다른 범주의 일이다. 사람을 불러 앉혀놨으면 내 마음 속 우울을 토로하는 것 외에 뭔가 다른 걸 그들에게 들려줄 수 있어야 하고, 남을 우울에 빠뜨렸으면 거기에서 올라와 다음 삶을 살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