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스페인 여성이 한국은 귀족들의 사회 같다고 이야기한 것을 보았다. 이를테면, 성씨와 가문을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화이트칼라인지 블루칼라인지에 따라 계급이 다르다고 생각하며, 학벌이나 상대방 집안을 매우 중시하고 심지어 부모가 결혼을 심각하게 반대하는 일 등이 모두 자신의 기준에서는 이상하다는 것이었다. 가령, 이 사회 사람들의 상당수는 자신이 '귀족'이라 생각하며, 그밖의 '천민'과 구별된다고 믿고 있다.
물론, 자기가 '귀족'이라고 믿는 기준은 저마다 다를 수 있다. 누군가는 자신처럼 외제차 타는 사람들을, 누군가는 자신처럼 강남에 사는 사람들을, 누군가는 자신처럼 학벌이 좋은 사람들을 '귀족'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이 되었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신이 마치 귀족이나 왕족과 같은 어떤 고상한 계급에 속해 있다고 믿는 것처럼 보인다. 대단한 부자만 그런 것이 아니다. 무엇이라도 '있으면' 그것을 기준으로 '구별'되는 '그룹'에 속한다고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