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를 배우고 싶어 하는 성인들을 종종 만난다. 그들은 상담을 받으러 일단 문턱을 넘으면 거의 등록을 한다. 처음엔 이런 행동 패턴이 상당히 신기했고 의문이 들었다. 왜 고민 없이 바로 등록을 하는가? 직접 그들을 가르쳐보니 답이 나왔다. 그 만학도들이 상담을 받으러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마음의 관문을 넘었을지를 생각한다. 시간도 없고, 나를 위해 쓸 돈도 없으며 이 나이에 악기를 배워서 제대로 연주라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들을 숱하게 몇 십 년에 걸쳐했을 것이 보인다. 그 긴 고민 끝에 찾은 기회를 바로 잡은 것일 뿐이다.
어려서 너무 피아노를 배우고 싶었는데 우리 집 형편이 좋지 않았어요.
언니랑 오빠는 배웠는데 제 차례는 오지 않았어요.
엄마가 어릴 때 가르쳐줬는데 제가 그때는 소중함을 몰랐어요.
성인들이 악기를 시작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대체로 어린 시절에 악기를 못 배운 한풀이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질문을 한다. "너무 늦지 않았나요?"
작년 늦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