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 마술사 유리겔라가 방송에서 마술을 선 보인 다음 날, 학교는 아침부터 시끌시끌했다. 90도로 꺾인 숟가락을 가져온 친구도 있었고 고장 난 시계를 고쳤다며 우쭐대는 친구도 있었다. 그렇게 전날 본 같은 프로그램을 얘기하고 웃고 떠들었다.
라면만 먹고 달리며 육상 3관왕에 오른 86 아시안 게임의 스타 '임춘애'의 경기는 학교에 남아 선생님과 같이 티브이로 보았고 88 올림픽은 학교에서 단체로 경기를 관람했다. 볼 수 있는 티브이 채널은 한정적이었고 부상투혼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좋은 결과를 낸 선수들이 찬양받던 시절이었다. 경기가 끝나면 메달리스트들의 눈물겨운 이야기가 뉴스, 신문, 여성지 등을 도배했고 아이들도 같이 관심을 갖고 이야기하던 시절이었다.
그때는 채널도 몇 개 없었고 화제가 되는 프로그램은 더 적었기에 시청률이 잘 나오는 드라마 방영 시간엔 길에 사람이 없을 지경이었다.
극장판 슬램덩크를 남편과 같이 보러 갔다. 오랜만에 같은 추억에 소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