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일본영화 한 편을 떠올린다. 터널을 뚫는 공사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진척이 되지 않고 있다. 인부들이 갑자기 병에 걸리고 사고를 당하는 일이 거듭되며 공사장에 귀신이 떠돈다는 이야기가 나돈다. 급기야 어느 날엔 야간 당직자가 산중에서 내려온 곰에게 몸을 찢긴 채 죽은 시체로 발견돼 난리가 난다.
아무리 대비해도 사건이 거듭되자 업체는 지역 사찰의 도력 높은 스님과 영험한 무녀에게 문제를 해결해 달라 의뢰한다. 그로부터 진실이 차츰 모습을 드러내니 백여 년 전 터널을 공사하던 자리에 조선인 촌락이 자리했고 누군가가 몰래 관 하나를 묻어놓았다는 것이다. 스님과 무녀가 그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관을 열고 정령 하나가 튀어나와 사람들을 해치기 시작한다.
붉은 옷차림에 걸을 때마다 방울 소리를 내는 정령은 스님과 무녀 앞에서 도가의 술법이며 유가의 학문에 정통한 듯한 모습까지 보인다. 그리고는 말하기를 자신은 임진년 전쟁에서 활약하고 평생 문무를 깊이 수양한 인물이며, 죽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