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서 숲 되기
우리가 타자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이유는 타자의 존재가 숭고하고 거창한 무언가이기 때문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과 함께 살아감으로써, 즉 타자를 한 걸음 너머에서 지켜보고, 이해하고, 서로 기대고 연대함으로써 우리는 내적인 성찰과 함께 스스로의 세계를 확장시킬 수 있다. 나무가 제각각 간격을 두고 모여 자라며 큰 숲이 되는 것과 비슷하다. 타자와의 불완전한 관계가 ‘나’를 성장시키고 더 완전하게 하는 것이다.
서영채 문학평론가는 <쇼코의 미소>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순하고 맑은 힘”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는데, 그것은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잘못을 인정할 수 있는 힘으로 풀이할 수 있다. ‘소유’를 비롯한 인물들은 여러 가지 실수를 저지르고 남에게 상처를 주고 또 받는 모습으로 나온다. 예컨대 ‘소유’는 앞서 짚어본 것처럼 자신의 입장에서 ‘쇼코’라는 존재를 정의내리는 오류를 범한다.
또한 아빠를 애도할 기회를 제게서 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