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를 체포해서 인간 본성에 대한 냉소를 던지는 ‘대심문관’은 압권
며칠전 대학로 TOM 2관에서 공연중인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를 관람했다. 너무도 잘 알려진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원작을 각색해서 만든 연극이다.
전에는 7시간 공연을 했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3시간여로 압축하면서 이반과 스메르자코프를 중심 인물로 좁혔다. 그러다 보니 원작을 오래 전에 읽은 내게도 곳곳이 난해한 극이었다. 그 방대한 분량의 원작을 비교적 효과적으로 축약했다는 생각은 들지만, 그러다 보니 의미를 꼽씹어야할 대목들이 빠른 대사 속에서 그냥 지나가게 된다. 관객들에게 조금만 더 친절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잘 만든 작품이다. 배우들의 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이 돋보였고, 특히 배우 정동환은 도스토옙스키, 표도르, 대심문관, 식객으로 다역을 해냈는데 특히 예수를 체포해와 심문하는 대심문관 역을 할 때는 가히 압권이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