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는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질문 

유창선
유창선 인증된 계정 · 칼럼니스트
2024/05/19
 예수를 체포해서 인간 본성에 대한 냉소를 던지는 ‘대심문관’은 압권

며칠전 대학로 TOM 2관에서 공연중인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를 관람했다. 너무도 잘 알려진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원작을 각색해서 만든 연극이다. 

전에는 7시간 공연을 했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3시간여로 압축하면서 이반과 스메르자코프를 중심 인물로 좁혔다. 그러다 보니 원작을 오래 전에 읽은 내게도 곳곳이 난해한 극이었다. 그 방대한 분량의 원작을 비교적 효과적으로 축약했다는 생각은 들지만, 그러다 보니 의미를 꼽씹어야할 대목들이 빠른 대사 속에서 그냥 지나가게 된다. 관객들에게 조금만 더 친절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잘 만든 작품이다. 배우들의 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이 돋보였고, 특히 배우 정동환은 도스토옙스키, 표도르, 대심문관, 식객으로 다역을 해냈는데 특히 예수를 체포해와 심문하는 대심문관 역을 할 때는 가히 압권이었다. 그 어려운 역을 해내는 것을 보면서 대단한 연기자라는 생각을 했다. 도스토옙스키의 원작에서도 <대심문관> 편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압권이었는데 연극에서도 가장 비중을 둔 부분이었다. 

 연극에서도 <대심문관>의 장면이 인상적이라 집에 돌아와서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들 책장에서 꺼내서 다시 읽어보았다. 오래 전이나 지금이나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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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시사평론을 했습니다. 뇌종양 수술을 하고 긴 투병의 시간을 거친 이후로 인생과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져 문화예술과 인생에 대한 글쓰기도 많이 합니다. 서울신문, 아시아경제,아주경제,시사저널,주간한국, 여성신문,신동아,폴리뉴스에 칼럼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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