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발탄> 속에서의 빨간색 표상
소설 <오발탄> 속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빨간색”의 표상은 의미심장한 상징성을 가진다. 이를 두가지 층위에서 해석해볼 수 있는데 먼저 소설의 첫 장면에서는 철호가 손을 씻으면서 퍼져나가는 파란색의 잉크물을 보고 피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심리는 ‘자의식의 내출혈’이며 박봉에 시달리는 가장의 심리적 고통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작품의 말미에 철호가 충치를 제거하고 택시 안에서 피를 흘리는 장면에서는 앞서 언급한 ‘자의식의 내출혈’이 ‘자의식의 외출혈’로 드러남으로써 상징성이 극대화되었다. 그리고 철호와 영호가 양심과 윤리 문제에 대해 논쟁을 벌이는 장면에서는 철호가 피는 담배인 “파랑새"와 영호가 친구에게 받아온 빨간 양담뱃갑이 대조를 이루며 영호가 딸에게 사준 “빨간 구두"가 반복적으로 강조되기도 한다.
여기에서의 “빨간 구두”는 자연스럽게 카렌의 빨간 구두를 연상시키는데 이 빨간 구두는 허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