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비극이지만, 인류사를 이끌어온 힘이기도 하다. 전쟁은 기술과 조직의 혁신이 등장하는 곳이고, 혁신은 국가를 바꿔낸다. 이 주제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논의는, 지나치게 거시적이라고 욕도 좀 먹지만 그럼에도 탁월하고 독보적이라는 데 이의가 없는 역사가, 윌리엄 맥닐, 전쟁의 세계사.
기술, 전술, 국제정치를 하나의 맥락으로 이야기하기란 참 어렵다. 자체로도 어렵지만, 분과학문의 벽이 갈수록 높아져서 더 그렇다. 저 맥닐조차 같은 문제로 고생했다.
저널리즘도 그렇다. 취재 분과란 대체로 일하기에 유용한 구획이지만, 특별한 순간에는 그 분과의 장벽이 맥락을 토막살인해버린다. 독자는 토막난 사실을 스스로 꿰어 맥락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환경은 '이게 바로 맥락이다'라고 주장하는 약장수와 사기꾼의 전성시대를 만든다. 이들이 유튜브는 물론이고 방송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는 시대다.
맥락을 다르게 받아들이면 사건을 다르게 이해한다. 당신이 '조국 대란'을 이해하는 방식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