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엘 해링톤의 『뉘른베르크의 사형 집행인』(이지안 옮김, 마르코폴로, 2023)을 읽고
미국 벤더빌트 대학교의 독일사 교수인 조엘 해링톤이 쓴 『뉘른베르크의 사형 집행인- 16세기의 격동하는 삶과 죽음, 명예와 수치』를 무척 흥미롭게 읽었다. 1588년부터 1617년까지 독일 뉘른베르크의 사형 집행인으로 살아온 프란츠 슈미트의 일기를 기초로 하여 단순한 ‘망나니’가 아닌 살아서 숨쉬고 생각하는 인간으로서의 사형 집행인을 다룬 책이다. 일단 내용이 흥미진진하다. 그 시대에 범죄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형벌이 가해졌는지, 종종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운 끔찍하고 잔진한 사형의 장면들도 소개된다. 슈미트(마이스터 프란츠)의 역할이 법원의 결정에 따라 교수형, 불태우기, 참수, 심지어 바퀴로 육체를 찢는 등 다양한 형태로 사형을 집행하는 일이었으니 그러하다. 슈미트는 사형 집행인으로 있으면서 자신의 직업적 삶을 기록한 일기들을 남겼다. 그 첫번째 목록에는 거기에는 1573년부터 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