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라 목사님. 평안하시길 . 우리 ‘가문’이라고 말하기는 뭐하고, ‘가문’ 따위를 자랑스러워하는 사람들을 보면 코웃음부터 나는 처지이지만, 하나 덧붙이자면 우리 ‘가문’에는 130년쯤 전부터는 제사가 없다. 두만강 근처에 살다가 만주로 넘어갔던 내 증조부가 기독교를 받아들이면서 제사를 폐했던 것이다. 즉 나는 따지고 보면 우리 역사에 흔하지 않은 4대째 기독교인인 셈이다. . 기독교인이라 말하기는 하고, 종교란에 꼬박꼬박 기독교를 채워 넣기는 하지만 통상 한국에서 말하는 독실한 ‘기독교인’과는 거리가 멀다. 아주 멀다. 십일조 같은 건 평생 해 본 적 없고, 예수천국 불신지옥 류의 선무당같은 신앙고백을 해 본 적도 없다. 주일성수도 그다지 엄하게 지키지 않았고, 대학 입학한 이후에는 교회와도 거의 담을 쌓았다. 그래도 무슨 교회에든 적을 두어 달라는 부모님의 성화에도 쇠귀에 성경 읽기쯤으로 대응하다가 찾은 교회가 향린교회였다. 지금은 여러 사정으로 그 교회에서도 이방인이 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