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벨만스> 리뷰
난생처음 영화를 경험할 아이에게 극장에 들어가기 전 무슨 말을 해주면 좋을까. 눈에 들어온 이미지의 잔상이 대략 1/15초 간 유지된다는 잔상효과의 정의? 이를 동력으로 초당 24장의 사진이 연속 동작이 되는 마법? 천상 이과인 아버지의 대답은 과연 전문적이다. 하나, 극장에 일단 발 들이면 그런 이론적 접근은 온통 뒷전이 된다. 널따란 스크린에 펼쳐지는 황홀경은 설명을 요구하지 않는, 그 자체로 경이의 체험이다. 그리고 소년의 인생 정전은 이로써 시작된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2022년 작 <파벨만스>는 익히 알려진 대로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수많은 영화 크레딧에 새겨진 스필버그란 이름표 뒤에 감춰진, 그 많은 업적을 가능케 했던 거장의 내밀한 개인사는 환하게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행복한 꿈결 같은 게 아니다. 당연히 그의 삶에도 고통, 증오, 번민의 곡절이 있었다. 그 이야기가 어떤 이에겐 충격적일 수도, 어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