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의 성적표 - 현경준의 『유맹』
『도라오는 인생』 도 『인문평론』과 『싹트는 대지』에 실린 『유맹』, 단행본인『마음의 금선』과 마찬가지로 특수부락의 “소생”을 그린다. 그런데 이 세 작품과 다른 점은 『도라오는 인생』에서는 “정치운동의 선봉에 나서서 불타는 정열로 날뛰”던 제일 완고했던 규선까지 “개심”을 하였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나의 “낙오자”도 없이 작중인물 “모두다 훌륭히 소생”하여 “국가의 구성분자”가 된다. 1943년 단행본으로 출간된 『마음의 琴線』의 서문을 살펴보자. 중독자-
얼마나 서글푼 일흠이냐? (중략)
그럼으로 그들 중에는 앗가운 인재와 지식층이 적지아니 있다.
신흥국가만주국에서는 그들의 그 과거에 착안하고 단 한사람이라도 좋다 한사람이라도 완전히 소생식혀서 국가의 구성분자로 맨들수가 있다면 이 얼마나 뜯깊은 일이랴? 하고 이를 악물고 달려들었다. 왕도낙토를 건설하려는 만주국이 아니고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정부에서는 전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