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의 성적표 - 현경준의 『유맹』

칭징저
칭징저 · 서평가, 책 읽는 사람
2023/11/28
일본군의 만주 침략. (동아일보)

“신생”의 성적표 - 현경준의 『유맹』
   
『도라오는 인생』 도 『인문평론』과 『싹트는 대지』에 실린 『유맹』, 단행본인『마음의 금선』과 마찬가지로 특수부락의 “소생”을 그린다. 그런데 이 세 작품과 다른 점은 『도라오는 인생』에서는 “정치운동의 선봉에 나서서 불타는 정열로 날뛰”던 제일 완고했던 규선까지 “개심”을 하였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나의 “낙오자”도 없이 작중인물 “모두다 훌륭히 소생”하여 “국가의 구성분자”가 된다. 1943년 단행본으로 출간된 『마음의 琴線』의 서문을 살펴보자. 
   
중독자-
얼마나 서글푼 일흠이냐? (중략)
그럼으로 그들 중에는 앗가운 인재와 지식층이 적지아니 있다. 
신흥국가만주국에서는 그들의 그 과거에 착안하고 단 한사람이라도 좋다 한사람이라도 완전히 소생식혀서 국가의 구성분자로 맨들수가 있다면 이 얼마나 뜯깊은 일이랴? 하고 이를 악물고 달려들었다. 왕도낙토를 건설하려는 만주국이 아니고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정부에서는 전만에 걸쳐 검거한 중독자들을 5개소에 나누어 집단부락을 조직하고 온갖 고난을 겪어오면서 그들의 소생에 전력을 기우렸다. 
그 결과 현재는 모도다 훌늉히 소생하여서 국가의 구성분자의 의무를 충분히 다하고 있는 것이다. 
작자는 다년 그들의 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기회만 있으면 한번 붓을 들어보려고 하던 중 마침 재작년 만주국정부 금연총국의 위탁을 받고 오랫동안 이 숙원이든 원을 비로소 만주일보지상을 통하여 풀게 된 것이다. 
행으로 이 한편이 그들의 생활에 얼마만큼이라도 보탬이 되고 또 만주국정부의 진의의 일편이나마 엿보게 할 수가 있다면 작자의 소원은 이에서 끊진다.
   
위에서 이미 만주국에서 “낙오자”들을 “완전히 소생”시키려고 “이를 악물고 달려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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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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