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세계를 가보다 - 『레디 플레이어 원』과 『블레이드 러너 2049』
『레디 플레이어 원』과 마찬가지로, 『블레이드 러너 2049』는 이미지 바깥의 진짜 세계를 봐야 한다면서 이미지가 벗겨져 나간 세계를 가능한 스펙터클하게 보여주고 싶어한다. 그러니까 이 영화에 이미지가 결핍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이미지가 보여주는 것은 꿈을 잃은 세계, 더 정확히 말해 새로운 꿈을 꾸는 능력을 상실한 세계다. 한때 유토피아적 이상을 표상했던, 그러나 지금은 그 의미의 공백만을 보여주는 구 동구권의 콘크리트 건물들이 영화 속 도시 풍경을 제공한다.
그 속에서, 한때 인간이 가보지 못한 우주의 최전선을 경험하고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꿈꾸며 빛나는 도시로 잠입했던 리플리컨트들의 다음 세대는 꿈꾸는 능력을 제거당하고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는 오래된 꿈의 잔상에 매달린다. 케이는 “껍데기”라는 조롱을 받으면서 인공지능 홀로그램 조이와 함께 유사 가족을 이루고 있다. 또는 아름답고 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