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스쳤던 홍세화 선생 .입사한지 30년이 돼 가는 회사에 대하여 드는 감정은 복잡하지만 고마움도 적지 않다. 어쨌든 한 번도 끊기지 않은 월급을 받았고, 가족 부양할 수 있었고, 기복 없이 나이 들게 해 주었다. 그런데 가장 큰 고마움(?)은 입사 첫 해 실시됐던 신입사원 해외 연수 기회다. 연수라고 하기엔 좀 짧은 열흘 정도의 일정이었으나 조를 짜서 네 명씩 자신들이 일정을 계획하여 해외로 나가는 배낭여행 성격의 연수여서 좋았다. 더하여 역마살은 그득하나 해외운은 지독하게 없어 그 여행이 ‘내가 마지막 본 서유럽’으로 지금껏 남아 있으니 당시 회사의 은총에 새삼 감사하게 된다.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을 때, 같은 조였던 동기가 야심차게 준비한 스케쥴이 있었다. ‘파리의 택시 운전사’와의 만남이었다. <파리의 택시운전사>가 출간된 해는 내 입사연도와 같다. 연수는 가을이었으니 그 해의 1/4분기와 2/4분기 내내 <파리의 택시운전사>는 장안의 화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