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는 무엇일까? 하는 질문은 현명하지 못한 질문일 겁니다. 저마다 취향이 다르고 감정이 저마다인데 ‘가장’이라는 최상급 부사가 끼어들 소지가 넓을 리 없으니까요. 하지만 그래도 ‘그것이 궁금하여’ 언론사가 나서서 알아본 적이 있습니다. KBS가 한국 현대시 탄생 100주년을 맞아 대국민 설문조사를 했는데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1위를 차지한 건 김소월의 <진달래꽃>이었고 시인들 사이에서 으뜸으로 꼽힌 시는 윤동주의 <서시>였다고 합니다. 교과서에 실린 시 이외에는 들여다본 적 없는, 척박 그 자체였던 저의 10대 시절에도 윤동주의 <서시>는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왔었습니다. 워낙 시험에 자주 나오는 시이기도 했고 또 길지도 않아서 아예 외워 버렸기에 지금도 완송(完頌)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시이기도 합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