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한 건 아니었으나 직장에 거짓말을 한게 되었다. 토일월화는 목동에서 수업을 한다. 수목은 은평에서 수업을 한다. 금요일엔 시험지를 만든다. 입사의 전제가 겸업 금지였는데, 또 그러겠노라 하고 말았는데, 쉬는 날 학원 몰래 은평에서 수업을 하게 되었다. 돈벌이의 화신,같은 건 아니고 다만 쉽게 거절하지 못했다. 원래 맡고 있던 학생들을 이번 겨울방학까지만 봐달라는 얘기를 듣고서 또 그러겠노라 하고 말았다. 결국 이리 되었다.
무슨 대단한 사명감 같은 게 있어서 그럴 리는 없고, 뭐랄까, 그리 안될 줄 알면서도 포기하지 못해서 그렇다. 너희들은 나를 만나면 바뀔 것이다. 나는 너희들을 바꿀 수 있다. 어느 누구도 그걸 기대한 적 없고, 이때까지 그랬던 적도 없다. 일개 강사가 어떤 학생의 삶의 궤적을 바꿨다면 그건 좋아할 게 아니라 걱정할 일이다. 그러나 그런 미련마저 없다면 굳이 이 짓을 왜 하겠는가. 당신들이 바뀔 거라는 믿음도 없이 떠든다면 그건 그냥 벽에다 대고 ...